블룸버그가 3번 부른 한국인, 아무도 그의 얼굴을 모른다 — 장금상선 정가현
🔍 블룸버그가 3번 부른 이름, 장금상선 정가현은 누구인가
솔직히 말하면, 나도 장금상선이라는 회사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대장금이 생각났다. 해운 회사라는 걸 알고 나서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싶었다. 그런데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이건 단순한 기업 성공 스토리가 아니었다. 2026년 3월, 세계 최고 경제 미디어 블룸버그가 단 두 달 사이에 이 회사와 한 남자를 세 번이나 1면에 올렸다. "Secretive Korean Tycoon(은둔의 한국 거물)"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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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금상선, 이름은 몰라도 규모는 재계 32위
장금상선은 1989년 한국 동남아해운과 중국 시노트란스가 합작해 홍콩에 설립한 해운회사다. 중국 양쯔강의 장(長)과 한국 금수강산의 금(錦)을 합친 이름이고, 영문명 시노코(Sinokor)는 중국(Sino)과 한국(Kor)을 합쳤다. 비상장 회사라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산 총액 19조 4,900억 원으로 재계 서열 32위에 올라 있는 엄연한 대기업이다. 창립 이래 30년 넘게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는 점도 업계에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컨테이너선, 벌크선, 그리고 초대형 원유 운반선 VLCC를 주력으로 운영하며, 러시아·중국·일본·동남아 16개국 60여 개 항구를 직접 기항하고 있다.
🕵️ 진짜 판을 짠 사람, 정가현
언론은 주로 창업주 정태순 회장 이야기를 한다. 신입사원 채용 시 관상을 본다는 기행, 바둑 마니아로 한국기원 이사장까지 맡은 이력. 그런데 이번 4조 원짜리 베팅을 실제로 지휘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 정태순 회장의 아들, 정가현 이사다. 블룸버그는 그를 이렇게 묘사했다.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은둔형 경영자. 수천억 원짜리 계약도 보안 메신저로만 지시를 내린다. 회의실에서 넥타이를 매는 대신 파트너들과 유도 대련을 하거나 팔씨름을 하며 기싸움을 벌인다고. 공식 직함도 '이사'에 불과하다. 부회장도 사장도 아닌, 이사. 그런데 이 남자가 전 세계 원유 수송 시장을 흔든 4조 원짜리 판을 짰다.
💰 컨테이너 팔고, 고철 사고, 빈 배를 보내다
코로나19 직후 전 세계 해운업계는 컨테이너선 호황에 취해 있었다. 모두가 배를 더 사겠다고 환호할 때, 정가현은 반대로 움직였다. 2025년 하반기부터 보유한 컨테이너선을 가장 비싼 값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2026년 1월에는 세계 최대 선사 스위스 MSC에 34척을 일괄 매각하며 현찰 4조 원을 손에 쥐었다. MSC는 배만 사간 것이 아니라 계열사 장금마리타임의 지분 50%를 인수하며 동맹까지 맺었다. 그 4조 원이 향한 곳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중고 VLCC 시장이었다. 당시 세상은 친환경과 전기차를 외치며 "석유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유조선은 애물단지 취급을 받으며 중고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정가현은 그 버려진 배들을 150척 쓸어 담았다. 단숨에 세계 1위 VLCC 보유 선사가 됐다. 그리고 2026년 1월 29일, 그는 보안 메신저로 짧은 지시를 내렸다. "페르시아만으로 보내라. 모두 빈 배로."
💥 30일 뒤 전쟁이 터졌다
정확히 한 달 뒤인 2026년 2월 28일, 이란 전쟁이 발발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 중동의 유전은 수도꼭지가 아니다. 마음대로 잠글 수 없다. 기름은 계속 뿜어져 나오는데 바닷길이 막히자 육지 창고들이 순식간에 포화 상태가 됐다. 글로벌 정유사들이 패닉에 빠졌다. 기름을 담아둘 거대한 배가 필요했다. 바로 그 시점, 페르시아만 앞바다에 정가현의 빈 배 6척이 조용히 떠 있었다. 330미터짜리 유조선들이 순식간에 바다 위 기름 창고로 변했다. 전쟁 전 하루 7천만 원이던 임대료는 7억 5천만 원으로 10배 뛰었다. 블룸버그는 척당 8,800만 달러에 사들인 배값을 6개월도 안 돼 전액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컨테이너를 고점에서 팔고, 버려진 유조선을 살 때 사고, 전쟁 한 달 전 빈 배를 띄웠다. 이 세 번의 결정이 전부였다.
📊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인가
호르무즈가 막히고 유조선 임대료가 10배 뛰면 그 비용은 유가에 반영된다. 유가가 오르면 물류비가 오른다. 물류비가 오르면 마트 물가가 오른다. 누군가의 4조 원짜리 잭팟이, 조용히 우리 밥상으로 전이되는 구조다. 이 흐름을 읽은 자본들은 전쟁 소식이 터지자마자 장금상선의 상장 자회사 흥아해운으로 몰려갔다. 올해 초 1,400원이던 주가가 두 달 만에 3,300원으로 치솟았다.
🔑 핵심 요약
장금상선은 재계 32위, 자산 19조 원의 비상장 해운사다. 아들 정가현 이사가 컨테이너 고점 매각 → 현찰 확보 → VLCC 150척 매입 → 전쟁 한 달 전 빈 배 배치라는 세 번의 결정으로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블룸버그는 그를 "은둔의 한국 거물"이라 불렀다.
다음 편에서는 호르무즈 봉쇄가 우리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다뤄볼 예정이다. 장금상선 관련해서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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